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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 "이번엔 부시" 공격목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부통령 후보를 확정지으면서 선거 열기가 한층 가열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버락 오바마)와 전쟁포로 출신의 비주류 공화당 노장 후보(존 매케인), 여기에 미국 역사상 두번째 여성 부통령 후보(세라 페일린) 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미국 대선은 사상 유례없는 흥미로운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미국 극장가에서는 올 가을 시즌에 실존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두편의 정치영화가 큰 파장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주인공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W>와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밀크>. 〈W>는 대선(11월 4일)을 보름남짓 앞둔 10월 17일에 개봉하며, <밀크>는 대선후인 11월 26일 북미 극장가에 선보일 예정이다.
  
W

  〈W>는 내년 1월 퇴임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샌프란시스코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스톤 감독과 배급사(라이온스게이트)가 〈W>의 개봉일을 대선 직전으로 잡은데 대해 공화당 및 보수파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 2004년 대통령선거때 마이클 무어 감독이 <화씨 9/11>을 개봉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 정책 등을 연일 공격해댔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에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는 것.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부시 행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W>가 부시의 치부를 집중 파헤친다거나 8년에 걸친 각종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 공화당의 정권 재창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무어 감독은 미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가하면 정계 일각에서는 올리버 스톤이 대선정국을 영화 홍보와 흥행에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스톤 감독은 '정치적 불순의도'에 대해 그리 심각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자신은 다만 "40세까지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술독에 빠져 살았던 남자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미국 대통령될 수있었던 드라마틱한 과정에 집중하려 했을 뿐"이란 것이다. 또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W>는 <닉슨>에 비해 훨씬 더 가벼운 작품이 될 것"이라면서 "스티븐 프리어스의 <더 퀸>와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로 소개했다. 일부 언론들은 초여름 공개됐던 90초짜리 홍보용 동영상을 근거로 〈W>를 '피학적 느낌의 코미디'로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부시 역할을 맡은 배우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두각을 나타낸 조시 브롤린. 20대부터 60대까지 혼자서 연기해냈다. 아버지 부시로부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거냐"는 꾸지람을 듣는 한심한 청년 부시는 물론 이라크전 개시를 결정하는 국가 지도자 부시 등 그의 다양한 인생 역정들을 그려낸 것으로 전해진다. 로라 부시는 엘리자베스 뱅크스, 아버지 부시는 제임스 크롬웰. 어머니 바버라 부시는 엘렌 번스틴이 맡았다.
  
  흥미로운 것은 현직 관료들을 어떤 배우들이 캐스팅됐는가 하는 점. 딕 체니는 리처드 드레이퍼스, 콜린 파월은 제프리 라이트, 부시의 정치 교사로 꼽혀온 칼 로브 전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은 토비 존스,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은 탠디 뉴튼이 맡았다. 스톤 감독은 " 딕 체니 캐스팅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수많은 배우들이 부담스러워하며 고사하는 바람에 적잖은 난관을 겪었다고 밝혔다.
  
밀크

  <밀크>는 1970년대 게이인권운동가로 유명했던 하베이 밀크의 인생을 다룬 작품. 션 펜이 주인공 역으로 출연한다.
  
  하베이 밀크는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공직 진출에 성공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77년 샌프란시스코 시위원선거 때 게이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당선돼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그는 이듬해 극우주의적인 시위원 댄 화이트가 쏜 총에 맞아 48세 나이에 사망했다. 댄 화이트가 그를 살해했던 것은 이른바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를 세상에서 쓸어내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사건후 법원이 화이트에 대해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내리자 샌프란시스코 게이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의식을 깨우치게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밀크의 극적인 삶은 그동안 많은 책의 주제가 돼왔다.
  
  <밀크>에 미 언론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데에는 대선때마다 동성애자 인권 등 민감한 문제들이 정치이슈가 된다는 점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비록 대선 이후 개봉되기는 해도 <밀크>가 시사회 및 배우 감독 인터뷰 등을 통해 동성애자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y bluefox | 2008/09/08 14:36 | 트랙백

'무덤'으로부터 컴백한 미키 루크

가슴을 찢는 듯(heartbreaking) 한 연기였다” “ 11일동안 요란스러웠던 축제는 결국 이 한 남자에게로 모아졌다” “ 내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감이다.”

 

미국 할리우드를 비롯해 전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이 무덤으로부터 살아 돌아온 한 남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미키 루크(51) . 지난 6일 폐막한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레슬러>에서 루크는 죽음을 앞둔 늙은 레슬러를 실감나게 연기해 극찬을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루크 최고의 명연기란 점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타임지의 평론가 리처드 콜리스는 과거의 배우였던 루크가 이제 미래를 손에 쥐게 됐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내년 초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루크가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와 경합을 벌일 가능성을 성급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올해 미국 영화계에는 유난히 드라마틱한 컴백과 비극이 많았다. 할리우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약쟁이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이언맨>으로 화려하게 컴백에 성공했고, 한 젊은 배우(히스 레저)는 명연기를 남긴채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런가하면 재기불능이었던 50대 배우(미키 루크)는 명연기 덕분에 무덤밖으로 걸어나왔다.  

 

<레슬러>는 가족과 친지는 물론 자신의 육체로부터 버림받은 퇴물 레슬러 랜디 로빈슨의 삶을 그린 영화다. 의사로부터 치병적인 뇌질환 때문에 링에 다시 오를 경우 죽음을 맞을 것이란 진단을 받지만, 주인공 랜디 로빈슨은 자신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선다. <챔프><로키 발보아> 등 숱한 스포츠 멜로 드라마에서 재탕삼탕된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대단한 호소력을 가질수있었던 데에는 애로노프스키의 탁월한 연출력, 그리고 극중 인물과 매우 흡사한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었던 배우 미키 루크 때문이란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루크는 7일 영국 BBC 인터넷판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좀처럼 변하기 힘든 남자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위해) 나 자신이 변화해야만했다고 털어놓았다. 과거의 아름다움은 찾아볼수도 없는 늙고 추해진 외모, 병든 몸과 마음을 가진 고집쟁이 배우를 변화시킨 것은 바로 젊은 감독 대런 애로노프스키(39)였다. 루크와 애로노프스키의 나이 차는 12. 루크가 82년 배리 래빈슨의 <다이너(Diner)>로 영화계의 촉망을 받았을 당시 애로노프스키의 나이는 불과 13살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루크를 꼼짝 못하게 만든 것은 애로노프스키의 아프도록 직설적인 지적이었던 듯하다. 루크는 베니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레슬러> 캐스팅 전 애로노프스키 감독과 가졌던 대화를 이렇게 회상했다. “당신은 위대한 배우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연기자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망쳤습니다. 아무도 당신을 원치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을 원합니다. 그러니 당신은 내말을 들어야합니다. 나는 무시해선 절대 안되고, 촬영동안엔 매일밤 외출해 나돌아다니며 놀아도 안욉니다. 그리고 한가지, 나는 당신에게 출연료를 많이 줄수도 없습니다.”

루크는 대런의 말은 잔혹하리만치 솔직했다고 당시 느낌을 털어놓았다. “커리어를 스스로 망쳤다는 말엔 그리 신경쓰지 않았다. 그말이 사실이니까. 다만 나는 어떻게하면 잃어버린 커리어를 되찾을 수있는지 방법을 몰랐던 것같다고도 말했다. 루크에게 가장 두려웠던 것은 <레슬러> 주인공이 자신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사실이었던 듯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레슬러>를 찍기 전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내 인생의 가장 어두었던 시절을 되돌아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나는 전처나 가족에 대해 되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대런은 내 살점(flesh)를 원했고 , 그것을 피할 도리는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미키 루크의 51년에 걸친 삶은 극심한 부침의 연속이라고 할 수있다. 젊은시절의 빠른 출세는 그보다 더 빠른 나락을 불러왔다. 배우와 권투선수란 이질적인 직업을 오가며 살아온 그는 알코올 및 마약 중독, 폭력, 이혼, 파산 등 숱한 스캔들로 인해 타블로이드 가십 신문의 단골손님 신세로 전락해야만 했다.

 

80년대 전성기때 미키 루크는 잘생긴 외모만큼이나 반항적인 기질로 제임스 딘, 말론 브랜도, 잭 니콜슨의 계보를 잇는 배우로 눈길을 끌었다. 배리 레빈슨(다이너) ,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럼블 피시) , 마이클 치미노( 이어 오브 드래곤) ,에이드리언 라인( 나이 하프 위크), 앨런 파커(엔젤 하트) ,바벳 슈로더( 바플라이) 등 거장들과의 작업도 이어졌다.

그와 동세대인 남자배우인 브루스 윌리스, 멜 깁슨이 차근차근 배우 커리어를 쌓아가는 동안 미키 루크는 오히려 급속하게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배리 레빈슨이 가져온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먼 역을 상대역 배우 톰 크루즈가 싫다며 걷어차버린 대신 소프트 포르노 <와일드 오키드>의 상대 여배우 캐리 오티스와 시끌벅적한 연애에 빠졌다. 두사람의 애정연기가 어찌나 뜨거웠던지 카메라 앞에서 실제 섹스를 했다는 설까지 파다했다. 이후 루크는 <미키 루크의 FTW><미키 루크의 추적자> 등 별볼일없는 작품들에 출연해 흥행실패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할리우드에 염증을 느낀 그는 어린시절의 꿈이었던 프로복서로 데뷔, 그토록 빛났던 외모를 스스로 망가뜨렸다.

 

복서로서 그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전적을 기록했었다. 문제는 복싱으로 사치스런 생활방식을 감당하기엔 돈이 턱없이 모자랐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그의 무절제한 애정 행각까지 겹치자 부인 오티스와의 관계도 삐그덕대기 시작했다. 루크는 뻗치는 힘을 오티스를 두드러패는데 썼고, 죽도록 서로 치고받는 이 부부의 이야기는 며칠 걸러 한번씩 미국 가십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94년 루크는 배우가 촉행죄로 경찰에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았고, 베벌리힐스에 있는 그의 집도 은행에 차압당했다. 이 와중에 그는 자살 소동극을 벌여 정신병원에 수감되기도 했다. 섹스심벌로 불렸던 남자가 구제 불능의 인간말종이 돼버린 것이었다.

 

루크는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몰락 스토리 주인공이 되는 듯 싶었다. 재기는 더 이상 불가능해보였다.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망가진 상처투성이 얼굴, 불어난 몸무게로 축 처진 살덩이들, 초점을 잃은 듯 멍해보이는 눈을 가진 퇴락한 배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데도 없는 듯했다.

하지만 그 모든 예상을 뒤엎고 루크는 죽음으로부터 회생했다. 2005년 로드리게스 감독의 <신 시티>에 출연한 루크를 눈썰미 좋은 팬들은 심상치않게 바라봤다. 하지만, 아직 그가 살아났는지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

 

3년뒤, 루크는 이제 <레슬러>로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4막짜리 연극의 4막을 막 시작한 셈이라고나 할까. 클라이맥스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연기해내느냐에 따라 <미키 루크>란 제목의 연극은 해피엔딩으로 , 또는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6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수상작>

황금사자상 / <레슬러>(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

은사자상(감독상)/ <페이퍼 솔저>의 알렉세이 게르만 주니어

남우주연상/실비오 올란도(파더 오브 지오바나)

여우주연상/ 도미니크 블랑(디 아더 원)

심사위원특별상 각본상/ <테자>(하일레 게리마 감독)

신인연기상/제니퍼 로렌스(버닝 플레인)

오리종티상/ <우울증>(라브 디아즈 감독)

by bluefox | 2008/09/08 13:54 | 트랙백

장이머우, 메피스토와 거래?

장이머우 감독이 지난 2년간 비밀리에 준비해온 3시간 반짜리 새로운 작품이 드디어 전세계에 공개된다. 동업자였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중국 정부의 수단 다르푸르 정책을 비난하며 중도 사퇴하는 등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다.

 

8일 오후 8(한국시간 오후 9)부터 베이징 주경기장에서 펼쳐질 올림픽 개막식은 장이머우가 지금까지 발표했던 그 어떤 영화들보다도 스펙터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작비 약 1000억원, 출연자 약 2만명에 온갖 최첨단 영상기술 등이 총동원되는만큼 지상최대의 이벤트로 기대되고 있다. 관객도 주경기장 약 11만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최소 수십억명이 위성 TV생중계를 지켜볼 예정이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다른 어떤 때보다도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는 것은  <영웅><연인><황금화> 등 최근 작품들을 통해 탁월한 영상미학을 보여줬던 장이머우 감독이 총감독을 맡았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5천년 황허(黃河) 문명의 집약체로 불리는 개막 공연에 중국의 찬란한 과거와 번성한 현재, 창창한 미래를 담아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장이머우에게 우호적인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7일자 기사에서 한때 정부로부터 핍박받던 그가 180도 변신해 친정부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대해 중국 안팎의 문화계로부터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극단적인 비판자들로부터는 심지어 장이머우를 독일 나치 체제시절 베를린올림픽 공식기록영화를 연출했던 레니 리펜슈탈에 비유하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 현재의 중국 정부를 나치와 동일시하는데는 무리가 있지만, 장이머우의 놀라운 변신에 대해 그만큼 불편하는 지식인이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타 바버라 분교의 중국문화 전문가 마이클 베리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장이머우와 중국 정부 간의 관계는 활동초기와 완전히 달라졌다. 어떤 이들의 눈엔 장이머우가 정부의 애완 동물로 비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장이머우는 <붉은 수수밭><국두><홍등><인생>등의 작품에서 중국의 우울한 현실을 조명해 90년대 후반까지 정부의 탄압을 받는 예술가였다. 그의 영화들은 국내상영이 금지됐고, 그의 해외영화제 참석 역시 금지됐다. 당시 장이머우는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가짜 시나리오를 제출해 새 작품의 제작허가를 받아내기도 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95년작 <인생>이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 하지만 중국을 부정적으로 그려냈다는 이유로 정부는 그에게 5년간의 영화제작 금지 명령을 내렸다.

 

장이머우의 변신은 2002년작 <영웅>을 계기로 노골화됐다. 물론 그 이전에도 <집으로 가는 길><책상서랍 속의 동화><행복한 날들> 등의 작품에서 그 단초가 엿보이기도 했지만 , 중국과 미국 할리우드의 합작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웅>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장이머우가 권력과 손을 맞잡았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이 작품의 월드 프리미어를 위해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빌려줬다. 인민대회당은 한국의 국회의사당과 같은 곳이며, 중국 권력의 심장부라고 할 수있다.

인민대회당 시사회보다 더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영웅>에 담겨있는 장이머우의 시각이었다. 물론 영상미를 나무랄데 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이안의 <와호장룡>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하지만 , 진시황에 대해 정치적 해석이 문제였다. 영화 속에서 무명(이연걸)은 우여곡절 끝에 진시황을 암살하기 위해 근접하는데 성공하지만 결국 그를 살려준다. 춘추전국시대 혼란기에 강력한 권력의 존재야말로 백성들의 삶을 고통으로부터 구원해줄 수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터득했기 때문이었다. 영화가 공개되자 장이머우의 정치관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으며, 그가 중국 정부와 화해하고 손을 맞잡았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장이머우는 이후 <연인><황후화> 역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만들었고, 지금은 정치조직인 인민정치협상회의의 의원으로 발탁돼 활동하고 있다.

 

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장이머우는 중국 문화계의 권력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것이 분명하다. 올림픽이 끝나면 국가유공훈장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이미 그의 몸값이 5배나 뛰었다는 보도도 있다. 중국언론 화상신보는 최근 장 감독의 20년지기 친구이자 사업 동료인 베이징 신화면영업공사(北京新画面影业公司) 장워이핑 이사장의 말을 인용해 “장 감독이 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았을 때 2년 동안 영화를 찍지 않을 경우 2억 위안의 손실을 입게 될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인류 최대 축제인 올림픽이 장 감독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한때 핍박받는 가난한 예술가였던 장이머우. 그는 과연 메피스토와 거래를 것일까. 그는 예술가의 영혼인 비판정신을 팔고 돈과 명예, 권력을 얻은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장이머우의 성공은 중국 문화정책의 진보를 보여주는 것일까. 해답은 올림픽 이후에 나타날 것이다. 

by bluefox | 2008/08/08 18:40 | 트랙백

제65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라인업 발표

코엔 형제 감독의 블랙 코미디 < 번 애프터 리딩(Burn After Reading)>이 오는 8 27일 개막하는 제6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마르코 뮬러 집행위원장은 2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폐막작을 포함해 경쟁부문 등 각부문 선정작 리스트를 발표했다. 21편이 선정된 경쟁부문에는 미국영화가 4, 이탈리아 영화 5, 일본 영화 3편 등이 포함됐다. 한국영화는 경쟁부문, 비경쟁부문, 실험정신이 강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오리존티 부문(경쟁) 등에 단 한편도 포함되지 못했다.


개막작인 <번 애프터 리딩>(비경쟁)은 전직 CIA 요원의 폭로성 자서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작품. 존 말코비치가 알코올중독자란 이유로 해고당한 CIA 요원으로 등장한다. 그의 여자친구가 민감한 내용이 잔뜩 들어있는 원고 CD롬을 스포츠센터에서 잃어버리고, 이것을 우연히 발견한 트레이너 브래드 피트는 한 몫 잡아볼 심산으로 원고 안에 등장하는 워싱턴의 많은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협박을 하게 된다. 조지 클루니는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된 수사관으로 등장한다. 이 밖에 틸다 스윈턴, 프랜시스 맥도먼드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다.

 

경쟁부문에 선정된 미국 영화는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레슬러(The Wrestler)>, 캐서린 비글로의 <더 허트 로커(The Hurt Locker)>, 조너선 드미의 <레이첼 ,결혼하다> , <바벨>로 잘 알려진 멕시코 출신의 기예르모 아리아가 감독의 <버닝 플레인(The Burning Plain)>,아미르 나데리 감독의 <베이거스:트루 스토리>.

<레슬러>는 오래전 헤어진 가족과 재회하게 되는 퇴물 레슬러의 이야기로, 미키 루크가 오랜만에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목숨이 위태롭다는 의사의 경고에 불구하고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링에 복귀하는 늙은 레슬러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 허트 로커>는 이라크전에 투입된 미군 폭발물 처리반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여성감독임에도 선굵은 스타일로 유명한 비글로의 신작이다. 랠프 파인스가 출연하며, 이라크 대신 요르단에서 촬영했다고.

<레이첼, 결혼하다>는 지난 십여년동안 마약중독 재활원을 밥먹듯 드나들어온 전직 슈퍼 모델이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데보라 윙어, 앤 해서웨이 등이 출연한다. <버닝 플레인>은 가족 심리 드라마. 셜리즈 테론이 어린시절의 상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딸, 킴 베이싱어가 그의 회상신에 등장하는 어머니 역을 맡았다. <베이거스>는 이란 출신인 나데리 감독의 작품이다.

 

경쟁부문에 포함된 일본 영화는 기타노 다케시의 <아킬레스와 거북이>, 오시이 마모루의 <스카이 크롤러스>, 미야자키 하야오의 <벼랑위의 포뇨> 등이다. 이중 2편의 애니메이션. 그 밖의 아시아 영화로는 중국 홍콩 일본 브라질 합작인 유릭와이 감독의 < 플라스틱 시티>가 포함됐다. 유릭와이는 지아장커 감독의 촬영감독 출신으로 <명일천애><마지막 춤을 나와함께>등을 발표했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독일 감독 빔 벤더스이다. 영화제는 오는 9 6일까지 11일간 이어지며, 폐막작으로는 이탈리아 감독 티토 스키파 2세의 1973년도 록오페라 <오르페오 9>이 상영될 예정이다.

 

<제65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

레슬러/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미국

버닝 플레인/기예르모 아리아가/미국

일 파파 디 지오바나 /푸피 아바티/이탈리아

퍼펙트 데이/페르잔 오즈페테크/이탈리아

버드워처/마르코 베키스/이탈리아

더 허트 로커/캐슬린 비글로/미국

로트르/파트릭 마리오 베르나르/프랑스

일 세메 델라 디스코르디아/파피 코르시카토/이탈리아

레이첼,결혼하다/조너선 드미 /미국

베이거스:트루 스토리/아미르 나데리/미국

테자/하일레 게리마/에티오피아

페이퍼 솔저/알렉세이 게르만 2/러시아

수트/세미 카플라노글루/터키

아킬레스와 거북이/기타노 다케시/일본

벼랑 위의 포뇨 / 미야자키 하야오/일본   

스카이 크롤러스/ 오시이 마모루 /일본

제리초브/크리스티안 페촐트/독일

엥주:그림자 속의 야수/바벳 슈로더/프랑스

개의 밤/베르너 슈뢰터/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인랜드/타리크 테귀아/알제리 프랑스

플라스틱 시티/유릭와이 / 중국 홍콩 일본 브라질

by bluefox | 2008/07/30 15:32 | 트랙백

닐 영, 영원한 반전 아이콘

 
  2003년 3월 이라크전이 발생한지 만 5년이 넘었다. 최근들어 치안이 다소 개선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 땅에서는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조지 W 부시가 재선에 성공했던 4년전 대선당시 핫이슈였던 이라크전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이 격돌하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도 역시 핫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CSNY:데자뷔'란 제목의 정치적으로 매우 논쟁적인 다큐멘터리 한편이 미국에서 개봉됐다. 이 작품은 한 록밴드의 순회공연 과정을 담고 있다. 록 다큐멘터리가 정치 논쟁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구? 감독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이 작품이 결코 평범한 록 다큐멘터리가 아님을 단박에 이해할 수있다.
  
  감독의 이름은 버나드 셰이커. 그의 본명은 닐 영(62). 닉슨 정부 당시 베트남전 반대 데모를 하다가 주정부군들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오하이오주 켄트대학생 5명을 노래한 '오하이오'로 '영원한 반전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바로 그 남자, '크로스비 스틸스 내쉬 & 영'의 닐 영이다.
  25일부터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17개 도시에서 이 작품이 개봉되는 것을 계기로 닐 영의 반전활동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고 AP, 뉴욕타임스 등이 최근 보도했다.

  'CSNY:데자뷔'는 영이 지난 2006년 여름 옛 동료 크로스비, 스틸스, 내쉬와 함께 새 음반 '리빙 위드 워(LIVING WITH WAR)'를 발간한 뒤 미국내 여러도시들을 돌아다니며 콘서트 투어를 갖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음반은 '대통령을 탄핵하라' 를 비롯해 부시 행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곡들로 채워져 있어서 발표당시부터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닐 영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발표했던 어떤 앨범들보다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것을 보며 매우 흥미롭다고 느꼈고 바로 그 점 때문에 투어 과정이 좋은 영화 소재가 될 수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의 부제 '데자뷔'는 프랑스어로 '이미 보았다'란 의미. 닐 영이 이런 부제를 붙인 의도는 명백하다.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미국사회가 겪고 있는 분열과 진통이 40여년전 베트남전 때 상황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화는 닐 영 등 멤버들이 '대통령을 탄핵하라' 등의 노래를 부르는 동안 환호하는 청중들의 모습은 물론, '우우'하는 비난과 함께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며 욕하는 청중들의 모습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멤버들 중 스티븐 스틸스가 과격하게 비난을 퍼붓는 일부 관객들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도 담겨있다. 닐 영은 "스틸스는 참 좋은 사람인데, 남에게 미움받는 것 자체를 괴로워한다"고 설명하기도. 이제는 60세를 훌쩍 넘긴 멤버들이 공연을 끝내고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장면, 연주중 넘어진 후 일어나려고 애쓰는 장면도 있다.
 
  영화는 12개 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ABC의 전 종군기자 마이클 서의 시선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서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직접 취재했던 중견언론인이다. 그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아내와 카메라맨에게 록투어를 임베드 취재하기로 했다고 하니 너무나 의외였던지 잠시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 이번 영화작업에 처음 합류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임베드'란 기자들이 국방부의 협조를 받아 군대를 따라가며 전시 상황을 취재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라크 전 당시 미 국방부는 미국 및 세계 각국 언론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임베드 취재기회를 제공했었다.
  영화 속에서 서는 멤버들 뿐만 아니라 환호하는 관객, 저주를 퍼붓는 관객, 참전 군인들, 전사 군인 가족 등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40여년전 노래로 세상을 바꿔놓고자 했던 닐 영은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여전히 그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반전 콘서트 투어는 너무나 힘든 작업이었던 모양이다. 그는 "다시는 그런 투어를 하고 싶지 않다"며 "매일 반전노래를 부르고, 전쟁터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을 만나는 일이 너무나 힘들었다. 내 나머지 인생을 그렇게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CSNY:데자뷔'가 대히트하리란 기대도 그는 별로 없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많은 이라크전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일반극장에서 개봉됐지만 대부분은 상업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이다. 평론가들로 호평받았던 이라크전 다큐멘터리 <택시 투 더 다크 사이드> 경우는 총 흥행성적이 27만 5000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닐 영은 일부 사람에게만이라도 전쟁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 그것으로 자신의 영화가 충분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23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 극장을 나서면서 잠시나마 (전쟁에 관해) 이야기를 하겠지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전날 봤던 영화의 장면들이 머릿 속에 떠오를 수도 있을 겁니다. 나머지는 그들의 몫입니다." 
   
 

by bluefox | 2008/07/25 13:48 | 트랙백

노장 감독들의 신작 쏟아져


 
   "올드 데블들(Old Devils)을 주목하라."
  영화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7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현역에서 활동하는 노장 감독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옛 명성만을 유지하는 차원이 아니라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관록이 돋보이는 신작 영화들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26세의 나이에 영화사에 남은 걸작 <시민 케인>을 만들었던 오손 웰스나 29세에 <저수지의 개들>을 발표했던 퀜틴 타란티노 같은 감독이 있는가 하면, 지난해 세상을 떠난 로버트 알트만(81세로 작고)과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95세로 작고)처럼 말년까지도 창작활동을 계속했던 감독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니콜라스 뢰그(80 영국 ), 에릭 로메르(88 프랑스 )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100 푸르투갈) 클린트 이스트우드(78 미국) 시드니 루멧(84) 등이 새 영화들로 전세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물론 한때 전설적인 명성을 누리다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소리없이 사라지거나 비참하게 몰락한 감독들도 있다. 무성영화 시절 <달로의 여행>등 숱한 작품들을 만들었던 조르쥬 멜리에는 나이들어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장난감을 팔며 생계를 이어나갔던 것으로 전해지며, 제임스 딘과 나탈리 우드 주연의 <이유없는 반항>을 만들었던 니콜라스 레이 감독은 말년에 커피값조차 낼 돈이 없이 체포돼 화제가 됐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젊은이 못지않은 창작력으로 영화인들에게는 존경을,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노장 감독들의 신작을 알아본다.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1908년생)
  올리베이라는 오는 8월로 꼭 100세가 된다. 무성영화 시절 <파티마 밀라그로사>(1928)의 단역배우로 데뷔했으니 영화인생을 시작한지도 올해로 꼭 80년째가 된다. 압도적인 필모그래피를 지닌 이 창조적 노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매년 한두편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생산력의 소유자다. 그의 최신작은 지난해말 포르투갈 등 유럽에서 개봉됐던 <크리스토퍼 콜롬부스 –수수께끼>. 콜롬부스가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라 포르투갈인이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펼쳐나가는 학자부부의 행적을 통해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드러낸 작품이다. 국내에서 최근 개봉됐던 옴니버스영화 <그들 각자의 영화관>에서도 올리베이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 2006년 발표했던 <세브린느, 38년후>는 오는 9월쯤 영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루이스 브뉘엘의 <세브린느>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 38년후 주인공들의 삶을 조명한 독특한 작품이다.
  
  ▲니콜라스 뢰그(1928년생)
  <쳐다보지 마라>(1973> <배드 타이밍>(1980) 등의 작품에서 독특한 시각을 보여줬던 뢰그의 신작 <퍼프볼>이 18일부터 영국에서 개봉에 들어간다. 데니스 호퍼 , 엘리자베스 헐리의 <삼손과 데릴라>(1996년작) 이후 12년만이다. <퍼프볼>은 뢰그의 장기인 스릴러물. 인기 작가 페이 웰든이 1980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을 토대로 한 작품으로, 영국 근교의 외딴 별장에 입주한 부부가 겪는 끔찍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도널드 서덜랜드와 미란다 리처드슨. 도널드 서덜랜드는 뢰그의 <쳐다보지 마라>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다. <퍼프 볼>'은 영어로 '말불버섯'이라는 의미.
  
  ▲에릭 로메르(1920년생)
  누벨바그 거장 로메르 역시 2~3년에 한편씩 꾸준하게 새영화를 내놓고 있다. 80세를 넘긴 2000년대에만 들어서도 <영국 여인과 공작>(2001) <삼중 간첩>(2004) < 아스트레와 셀라동의 사랑>(2007)을 발표했다. 이중 최신작인 <아스트레와 셀라동의 사랑>은 가을 시즌에 영미권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목동 셀라동과 시골처녀 아스트레의 순수한 사랑과 역경을 그린 작품으로, 아스트레로부터 외면 당한 후 강물에 몸을 던졌다가 요정의 도움으로 살아난 셀라동이 여장을 한채 아스트레에게 다가가 다시 사랑을 되찾는다는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희극이나 신화를 연상케하는 설정이 이색적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 1930년생)
  올해 칸영화제에서 호평받았던 <체인즐링>이 오는 10월 24일 미국에서 개봉된다. 19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권력 남용과 인권침해를 일삼는 경찰을 상대로 싸우는 한 여인의 사연을 통해 권력의 속성과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최근 쌍둥이를 출산한 앤절리나 졸리가 잃어버린 아들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어머니 크리스틴으로 열연했다.
  이스트우드는 나이들수록 더욱 깊이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감독이다. 50대때 만든 <버드>(1988)도 좋지만 60대 들어 발표한 <용서받지 못한 자>(1992) ,70대에 만든 <밀리언달러 베이비>(2004) <이오지마로부터 온 편지>(2007) 등에서 한층 원숙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그는 현재 신작 <휴먼팩터>를 준비중이다. 넬슨 만델라가 민주적 선거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된지 한해 뒤인 1995년, 아직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의 상처가 남아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럭비 월드컵대회를 다룬 작품. 매트 데이먼과 모건 프리먼의 출연이 확정된 상태다.
  
  ▲시드니 루멧(1924년생)
  <형사 서피코>(1972) <네트워크>(1976)<허공에의 질주>(1988)로 유명한 루멧감독이 최근 미국 평론가들로부터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에서 거장다운 예리한 연출력을 입증해 "역시 루멧"이란 찬사가 쏟아졌던 것. 지난해말 각종 언론에서 꼽은 '올해의 10대 영화'에도 빠짐없이 선정될만큼 이 영화가 불러일으킨 반향은 대단했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과 에단 호크가 부모가 운영하는 보석상을 터는 형제로 등장한다. 희생자도 , 신고도 없을 것이라고 계산했던 범행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미 유럽 등 각국에서 개봉됐으며 홍콩에서는 7월 24일 , 일본에서는 10월 4일로 개봉일자가 잡혀있다. 루멧은 현재 신작으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게팅아웃>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y bluefox | 2008/07/17 15:52 | 트랙백

할리우드, 이번엔 배우파업 카운트다운?

미국 영화, TV 업계가 또다시 파업전야의 긴장국면에 놓여있다.

지난해 작가조합의 수개월에 걸친 파업에 이어 올해는 배우조합(SAG)이다. 조합측은 보다 나은 계약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도부는 최근들어 조합원들의 경제적 여건이 너무나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협상테이블에서 후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SAG가 영화 TV 제작자협회와 맺었던 기존의 3년짜리 계약은 일단 지난달 30일로 만료된 상태다.


현재로선 조합이 바로 파업을 선언해 할리우드가 올스톱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조합측은 제작자협회가 1일 제안한 새로운 계약조건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새 계약조건에는 인터넷용 영상물 경우 재방송될 때마다 출연 배우들이 추가비용을 지불한다는게 핵심 내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제안에 대해 조합 내부의 반응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고 미 언론들은 1일 보도했다.


SAG
는 미국 엔터테인먼트업계에 종사하는 연기자 12 2000명을 조합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대형조직이다. SAG와 유사 조합으로는 전미텔레비전 및 라디오 예술가 연맹(AFTAR)이 있는데, 여기에는 약 44000명의 배우, 가수, 방송진행자 및 언론인들이 가입돼있다.

SAG 조합원에는 영화 한편당 2000만달러의 출연료를 받는 윌 스미스부터 연간 출연수입이  1000달러도 안되는 무명배우까지 다양하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연수입 1000달러 미만 조합원이 SAG 전체 조합원들 중 무려 2/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연간 25000달러( 2500만원)~10만달러(1억원)급 조합원은 4000명선. 75000달러(7500만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조합원은 약5%에 불과하다. 그래도 조합원 전체 평균수입은 5 2000달러로 꽤 높은 편인데, 윌 스미스처럼 초특급 배우들 덕분이다.


SAG
가 새로운 계약 조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최근들어 제작환경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파업전쟁을 치렀던 작가조합 경우 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침해받고 있는 조합원들의 저작권을 강화해야한다는 것이 화두였다. SAG의 입장은 이보다 더 절박하다. 최근들어 경제난과 테크놀로지 발달을 이유로 제작사들이 영화 또는 드라마 제작 편수를 줄이거나, 배우를 가능한 적게 기용하고 테크놀로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TV 경우에는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쉽게 끌수있는 리얼리티 쇼가 급증하면서, 연기자들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화 <스파이더맨 3> , 케이블TV 인기 드라마 시리즈 <식스 피트 언더> 등에 출연하는 등 나름대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는 배우 팀 매컬런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제작환경이 5년에 비해 극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면서 중간급 연기자들이 점점 더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예를 들어 영화와 드라마의 보이스오버(화면에는 등장하지 않은채 목소리로 내레이션만 하는 것) 경우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연기자들이 대부분 맡았던 반면, 요즘은 이것마저도 A급 스타 연기자들이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작가 파업 당시 영화와 TV 프로그램 제작이 줄줄이 중단되면서 입었던 엄청난 손실이 아직 다 복구되지 못한 상황에서 배우들이 파업에 들어갈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한창 촬영이 진행중인 <터미네이터>시리즈 속편 인 크리스천 베일 주연의 <터미네이터  샐베이션>, <다빈치코드>의 속편격이라고 할 수 있는 톰 행크스 주연 <천사와 악마>,< 트랜스포머 2> 등 많은 작품들이  SAG와 제작자 협회 간의 협상과정을 긴장 속에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업으로 가느냐, 아니면 협상타결로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AFTRA의 노선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AFTRA는 지난 30여년간 SAG와 함께 제작자들을 상대로 공동 계약협상을 벌여왔으나 이번에는 협상에 대한 의견차로 갈라서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AFTRA는 지난 5월말 제작가 협회과 임시 근로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으며 회원들을 상대로 계약 승인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 중이다. 우편으로 진행되는 투표의 결과는 7 8일 발표될 예정이다. 잭 니컬슨, 벤 스틸러, 홀리 헌터 등은 SAG 지지파이며 톰 행크스,케빈 스페이시, 앨렉 볼드윈 등은 AFTRA 지지파로 분류된다. 조지 클루니는 "두 배우 단체가 대립해봐야 좋을 것이 없다"며 이제라도 공동노선을 모색하자는 중도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y bluefox | 2008/07/02 16:31 | 이런저런 이야기들 | 트랙백

칼럼/볼리우드와 페툴라 굴렌

 지난 한주동안 쏟아져 들어온 외신들 중 유독 2건의 기사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하나는 이른바 `볼리우드(인도 뭄바이 영화산업을 뜻하는 속칭)'의 대기업이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끄는 영화제작사 드림웍스와 손잡고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는 뉴스였다. 또 하나는 미국의 외교정책전문지 포린 폴리시(FP)와 영국 프로스펙트지가 공동주최한 `세계 최고 100대 지성' 온라인 투표. 터키출신의 온건 이슬람학자 페툴라 굴렌이 이슬람권 네티즌의 몰표 덕분에 노엄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 리처드 도킨스같은 세계적인 학자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였다.투표결과가 나오자 서구언론계에서는 `굴렌, 너는 누구냐'는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먼저, 볼리우드의 할리우드 총공세. 지난 19일 드림웍스는 모회사인 파라마운트와의 3년에 걸친 관계를 끊고 인도의 릴라이언스 빅 엔터테인먼트(RBE)로부터 약6억달러(약 6000억원)를 투자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작사를 만들어 매년 5-6편의 영화를 만든다는 조건이다. RBE는 인도 3대 부자 중 한사람인 아닐 암바니가 이끄는 미디어그룹 릴라이언스ADAG의 자회사다.
 지금까지 볼리우드는 다소 촌스러워보이는 전형적인 인도식 뮤지컬 작품들로 국제사회에 인식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도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이제는 볼리우드가 할리우드를 넘보는 시대가 됐다. 디즈니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인도자본과 손잡고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할리우드가 전세계 엔터테인먼트를 지배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그 뒤에는 `큰 손' 인도가 버티고 있는 셈이다. 세상 달라져도 정말 많이 달라졌다.

 페툴라 굴렌 뉴스 역시  한바탕의 `소동'으로만 치부할 수없는 생각할 거리들을 남긴다.  FP와 프로스펙트가 지난 2005년에 뒤이어 3년만에 실시한 `세계지성 100인'온라인 투표가 이런 결과를 가져올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1위부터 10위를 몽땅 이슬람권 인물들이 차지했다는 점. 이중 알만한 사람은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장이자 마이크로크레디트운동가인 무하마드 유누스(2위)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4위) ,이란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10위) 단 3명뿐이었다.
 FP에 따르면, 굴렌 추종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바람에 이같은 결과가 초래됐다고 한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이런 결과를 예측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울 지경이다. 서구 네티즌과 똑같이 이슬람권 네티즌들 역시 국제적인 온라인 투표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자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몰표의 가능성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론 이슬람권 네티즌들에게 감사라도 하고픈 마음이다. 우리 시대의 최고 지성인들에게 순위를 매기겠다는 FP의 오만방자한 발상에 `일침'을 날렸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 덕분에 페툴라 굴렌이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인터넷을 뒤져볼 마음을 먹을 수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서구언론과 몇몇 국내언론은 굴렌을 `무명에 가까운이슬람권 학자'로 소개했지만, 검색 결과 그는 전혀 `무명'이 아니었다.

 뉴스위크의 편집장이자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파리드 자카리아는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를 분석한 최근 글에서 "미국이 아닌 나머지 국가들이 뜨고 있다"면서 "세계는 이제 탈미(脫美)주의로 나가고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미국이 못해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이며, 뒤쳐지지 않으려면 미국도 자기중심적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꿔야할 때란 이야기다. 앞의 두 기사는 자카리아의 지적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은 이처럼 상상이상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20세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볼리우드와 굴렌을 무심히 보아넘기지 말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aeri@

by bluefox | 2008/06/25 18:18 | 칼럼/지구촌전망대 | 트랙백

내가 읽을 책

<읽을책>

제국의 선택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거대한 체스판/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무정부시대가 온다/로버트 카플란

전쟁대행 주식회사/피터 싱어

기로에 선 미국/프랜시스 후쿠야마

자연과 지식의 약탈자/반다나 시바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댄 보르토로티

다른 세상의 아이들/제레미 시브룩

차베스와베네수엘라 그리고 21세기의 혁명/조지프 추나라

21세기 십자군 전쟁-무한정의,무한전쟁, 문명의 십자로를 넘어/라울 마하잔

파티는 끝났다-석유시대의 종말과 현대문명의 미래/리처드 하인버그

석유 때문에 벌어진 전쟁,석유 때문에 막을 수 있는 전쟁/박종욱

석유시대의 종말

재생에너지란 무엇인가 석유시대의 종말에 대비하는 에너지 이야기/폴 마티스

대통령만들기-미국 대선의 선거전략과 이미지 메이킹/캐슬린 홀 재미슨

유엔평화유지활동의 이해/송승종

동유럽 탈사회주의 체재겨혁의 정치경제학/진승권

네트워크 전쟁-테러 범죄 사회적 갈등의 미래/존 아퀼라

질병판매학/레이 모이니헌.엘런 커셀스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투발루에서 알래스카까지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을 가다 /마르 라이너스

특이점이 온다/레이 커즈와일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칼 세이건

칼 세이건-코스모스를 향한 열정/윌리엄 파운드스톤

암살단/버나드 루이스

1960년대 자서전/타리크 알리